몽유원은 몽촌토성의 역사와 백제 원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오늘날의 공원 속에 되살리고자 하였다. 대상지는 백제 시대의 호수터로 추정되는 곳으로, 자연 지형과 고문헌을 바탕으로 공간 배치와 조경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설계 개념의 기초로 삼았다. 대지를 감싸 흐르는 수로는 중앙의 연지와 연결되어 물의 순환을 형상화하며, 연지 중앙에는 신선이 머문다는 방장선산의 개념을 차용한 섬을 두어 고요한 이상향을 담아내었다. 정원 진입부 다리 양 옆에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길을 안내하고, 숲은 외부의 시선을 차단해 정원을 보호한다. 내부 공간은 송림과 정자, 암석정원과 연지, 회랑과 죽림이 어우러져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 바람과 물의 흐름을 체험하게 한다. 몽유원은 과거의 기억과 자연의 미학을 오늘의 공간으로 이어 백제 원림이 지닌 이상향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