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 ‘공(空): 사이 그 허공의 숨결’은 근대화 과정에서 물속에 잠긴 천년 고찰, 고선사 터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는 작업입니다. 1975년 덕동댐 건설로 인해 소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졌다’는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여, 단순히 과거의 형태를 복원하는 것을 넘어 ‘상실의 공간’과 '기억의 본질'을 어떻게 현대의 언어로 경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본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습니다. 그 해답을 '공(空, 비움)'이라는 철학적 개념에서 찾았습니다. 이 공간은 기억을 담는 그릇이 되며, 그릇의 본질은 형태가 아닌 '비어있음'에 있다는 생각 아래, 부재(不在)를 통해 오히려 존재의 의미를 더욱 깊게 성찰하게 하는 역설의 공간을 제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