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대상지는 부여에 위치한 정림사지 앞마당이다. 이곳을 속세에서 성스러운 영역으로 넘어가는 전이공간으로 해석하였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사람과 행위가 모이는 중요한 장소였다. 그러나 현재는 빈 터처럼 남아있고 우리는 여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설계의 공간구성은 크게 불교적 체험이 이루어지는 영역과 쉼의 공간으로 나뉜다. 두 영역은 서로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단차를 두어 분리하였다. 이를 통해 방문자는 한쪽에서 수행의 여정에 몰입할 수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휴식과 사색을 즐길 수 있다.
석탑까지 이어지는 길은 수미산을 형상화하여 수행의 여정을 담았고 석등은 사찰로 들어서는 3문을 상징한다. 또한 야자매트를 통해 신을 벗고 들어서는 경건한 체험을 유도하고 연지는 반영미를 통해 불교의 공 사상을 느끼게 한다.
식재는 소나무,m 배롱나무, 능수버들, 대나무 등 사찰 전통 수종을 활용하여 상징성과 계절감을 부여하였다. 너럭바위와 잔디밭은 방문자가 머무르고 사색할 수 있는 쉼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과거의 단순한 재현이 아닌 백제의 정체성과 미학을 현대적으로 이어가는 작업으로 이를 통해 방문자는 시각적 감상을 넘어 백제의 감성과 불교 사찰의 정신세계를 함께 체험하는 공간을 경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