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게 우리의 들, 즉 땅이 빼앗기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전통조경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계승이 되어 현대조경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이 되었을지 상상과 가정을 하고 그 답을 ‘되찾은 들’로 비유하여 그 위에 풀어내었다. 1945년 광복절 덕분에 빼앗겨버린 우리 들이 되찾은 들이 되고, 그 되찾은 들 위에 계승된 전통조경과 현대조경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 미래의 이용객, 환경 등 복합적으로 유익함을 선사할 것이다.
문제 인식: 대상지(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중앙로1가, 근대역사문화거리 중심의 구 군산시청광장는 역사적 상징성과 장소성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대규모 포장(경화)으로 인해 녹지·그늘 부족, 열섬 심화, 시민 체류성 약화 등 생태적·공간적 결핍을 드러낸다. 또한 역사적 서사를 드러내는 장치가 부족해 장소 정체성이 희석되어 있다.
목적: 대상지의 역사성 회복 - ‘빼앗긴 들’의 서사를 회복하여 장소의 기억과 정체성을 재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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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회복 - 토착 수종과 물순환 시스템으로 미기후 개선·생물다양성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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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현대의 조화 - 전통 조경 개념(차경·화계·마당·정자 등)을 현대적 도시 공간으로 재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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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장면 만들기 - 시민이 머무르고 교류하는 문화를 향유하는 커뮤니티 광장으로 전환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아픔이 담긴 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모티브 삼아, 일제강점기의 상처와 억압 등 역사적 상흔이 남은 군산시 구시청광장을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빼앗긴 들’로 비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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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빼앗긴 들 :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상처를 담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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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들 = 광복 이후의 광장 : 되찾은 땅 위에 새롭게 피어나는 봄과 희망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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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민족의 회복, 새로운 시작, 안정감과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겼다.
본 설계는 정적인 회복이라는 서사로 재해석하여, 생태회복·경관 미학 구현·일상적 이용성 강화라는 세 가지의 핵심 목표를 동시에 확보하는 마스터플랜과 프로그램을 포함하였다.
불교적 사상인 천인합일(天人合一), 즉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전통적 사유를 설계철학으로 삼아 자연과 인간, 역사와 일상이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이어지는 풍경을 목표로 한다. 전통조경의 ‘자연 순응’ 원리를 현대의 도시적 요구(기후 대응, 접근성, 프로그램성)와 결합해 풀어나갔으며, 이를 현대적으로 확장하여 생태·역사·일상을 동시에 담아내는 세 가지 전략으로 구체화하였다.
첫째, 자연의 흐름을 그리다 – 생기를 불어넣다. 식재 및 환경·생태 계획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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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소나무, 왕벚나무, 팽나무 등 토착 수종 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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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비비추, 맥문동 등 하층 식생으로 생물다양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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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연못, 벽천, 투수성 포장으로 물순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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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여름 그늘, 가을 단풍, 겨울 상록으로 사계절이 살아있는 경관.
둘째, 전통의 선과 결을 그리다 – 풍경을 빌리고, 결을 새기다. 경관 및 공간 구조 계획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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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의 선과 비례를 현대적 동선·포장 패턴으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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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 기법으로 군산항, 근대건축, 주변 풍경을 끌어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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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계로 단차 속에 계절의 색감을 담아 경관적 풍요로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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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재료(목재·석재·흙)와 현대적 마감의 조화.
셋째, 일상의 장면을 그리다 – 마당에서 함께, 정자에서 누리다. 이용 및 프로그램 계획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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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부는 모두가 모여 교류하는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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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에 정자형 파빌리온을 두어 소규모 공연·전시·담소의 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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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와 순환로로 걷기의 리듬을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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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상징 장치(바닥 패턴·벽면 장식)로 기억과 이야기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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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는 간접조명과 식재 발광으로 안전하고 따뜻한 경관 제공.
즉 생태적 복원을 통해 땅의 생기를 회복하고, 경관의 품격을 전통의 선과 결에서 끌어내며, 일상의 무대를 조성해 사람과 자연, 기억과 시간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는 전략을 내세워 공간을 설계하였다.

